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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협을 운영하다 보면 "타 팀과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주세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다른 팀 사람들과도 알고 지내고 싶다는 말은 반갑다. 그런데 조금 더 들어보면 그 요청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른 팀 사람들에게 콘텐츠의 좋아요나 댓글, 구독을 부탁해야 하는데, 서로 모르는 사이라 말을 꺼내기가 어색하다는 것이다. 영업 프로젝트에
겸손의 덕을 품고 있는 감태와 매생이
연재중
어릴 적 햇살 좋은 겨울날이면 외할머니는 중문 앞에서 김을 만들곤 하셨다. 세숫대야 정도 크기의 고무 대야에 물을 받고 대나무 김발을 놓는다. 그 위에 뻥 뚫린 사각 나무틀을 올려놓고 전날 바닷가에서 뜯어 온 김 한 뭉치를 김발에 올려놓고 손을 휘젓는다. 그럼 봄날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하늘에 실구름들이 흘러가듯 뭉쳐 있던 김이 펼쳐지고 흩어져 자리를 잡는다
국토대장정 일지: 앓음, 닳음, 아름다움.
연재중
숙소는 괜찮았는데 이상하리만큼 잠에 들지 못한 밤을 보내고서 맞이한 아침, 그래도 쉬었답시고 허벅지 이하에 위치한 신체 부위들의 컨디션이 회복됐다. 그래서인지 오르막길이 첫 도입부로서 나를 반겼다. 여행을 다니며 체감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언제든, 어디서든 각자의 노력을 하고 있는 분들을 보며 나도 열심히 살겠노라 다짐하게 된다. 당장은 열심히 살았
'네잎클로버 같은 친구' 되기
놀이터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라온이와 로운이가 또래들과 치기 장난을 하며 곳곳을 누볐다. 나는 그 사랑스러운 모습과 시계를 번갈아 봤다. 집에 들어갈 시간이 훨씬 지났다. 내게 허락된 시간이 더 빠듯해졌다. 식사 준비를 비롯하여 아이들을 꿈나라로 보내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천사들아, 이제 집에 가자!” 엄마의 외침에 여덟
내 기억 속의 여름 냄새
연재중
어릴 적 우리 집에는 큰 암소 한 마리가 있었다. 소를 먹이러 가는 일은 내 몫이었다. 여름방학이면 점심을 먹자마자 동네 아이들이 하나둘 소를 몰고 나왔다. 소를 앞세워 들판을 지나 냇물을 건너 야산으로 향했다. 소를 먹이러 가는 일은 하루의 일과이자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어느 날 리더 오빠가 말했다.“내일 알감자 일곱
온라인 게임에도 마음을 터놓을 사람 한 명은 필요하다
동료 선생님들과는 철저히 비즈니스 관계라고 생각하는 나는, 개인적인 시간을 그들과 보내는 일이 별로 없다. 학기에 한 번쯤 젊은 선생님들끼리 모이자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마저도 적당히 둘러대고 빠지는 일이 많다. 그 자리에서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에 있으면 갑갑하고, 스스로 수동적인 인간이 된 느낌이 들어요. 그런 내 모습이
무례로 기억된 말
'주부 독서회'라서 회원의 대부분이 주부이지만, 그들 역시 평생 주부인 건 아니었고, 적은 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물론 결혼한 이상 '주부'라는 정체성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부 독서회'라는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다. 그리고 가끔 그들의 직업을 듣곤 그 회원을 한 번 더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독서회에서 하
곧 스파이더맨이 될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곳, 뉴욕
연재중
14시간의 비행. 수많은 드라마, 영화들을 거치는 중간중간 이어지는 기내식과 간식들. 그러나 좁디좁은 공간이란 가속도로 내 날개뼈에 긴장을 은은하게 가하더니 급기야 심히 결리게 만들어 아무리 주물러도 시원치 않은 효과를 자아내었고. 흐르는 시간에 조금씩 퇴적되어 가는 내 땀은 말라가면서 내 피부를 끈적끈적히 메워가 단전으로부터 찝찝함을 만들어주었다. 그 덕
이력서 한 장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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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막내가 대학에 들어가던 무렵, 문득 나 자신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가족을 위해 살아온 시간이 길었다. 가족을 돌보는 일에 익숙해진 사이, 내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온 시간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세상 속으로 나섰다. 그리고 쉰 중반의 나이에 중장년 센터 상담실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가을이 머무는 증평
충청북도 증평군은 이러한 가을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도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크지 않지만 자연과 도시의 생활공간이 가까이 연결되어 있으며 주민들이 일상에서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 중심에는 증평읍을 가로지르는 보강천과 오랫동안 지역의 쉼터로 사랑받아 온 보강천 미루나무숲이 있다. 10월 중순에
모든 삶의 총합은 비슷하다
연재중
식물을 키우다 보면 각각의 식물이 빛나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어릴 때 맡았던 치자꽃 향기가 좋아서 올해 처음으로 치자나무를 샀다. 5월쯤이었나, 굵직한 꽃봉오리가 네다섯 개 달리고 그 아래로 작은 봉오리들이 오밀조밀 맺힌 나무였다. 작은 체구에 비해 기특하게 꽃을 많이 피워 한두 달 나를 기쁘게 했는데 그 이후로는 잎사귀만 무성한 나무가
하늘이 비치지 않아도, 우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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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니의 새벽을 보러 가기 전날, 저녁은 콜롬비아 분들과 함께 먹었다. 스페인어만 쓰시는 분들 사이에 있다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팀으로 옮기기는 했지만, 식당 자리가 한쪽은 여섯 자리, 다른 쪽은 네 자리로 되어 있어서 밥은 다시 이쪽에서 먹게 됐다. 뭐, 난 좋았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분위기도 좋고 다들 친절하셨으
슬픔은 나눠도 반이 되지 않는다
엄마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여기저기 늘 아프다고는 하셨지만, 치명적인 병으로 오래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은 적은 없는 엄마다. 전화를 하면 같은 말을 또 하시고, 또 하신 말을 반복하셔서 엄마의 뇌가 많이 게을러졌구나 생각했을 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94세인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우리 엄마는 건강한 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한때는 좋아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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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늬를 참 좋아하시네요." 예전에 내가 참 자주 들었던 말이다. 여름이면 원피스를 즐겨 입었고, 봄이나 가을에는 카디건을 즐겨 입었다. 내가 입었던 옷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꽃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무쌍에 얼굴이 조금 심심하게 생겼다는 핑계로 화려한 꽃무늬 옷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결혼 후 옷장을 살펴보니 어느새 무늬 없는 무채색 옷들로 가득
나가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다.
연재중
인사이동으로 발령이 났을 때 그래서 팀에서 떠나는 사람이 있을 때 당신은 얼마큼 예의를 갖추었던가? 내가 이곳으로 발령이 났을 때 인사발령 공지가 뜨고 2주 정도 인수인계 기간 동안 기존 부서장은 나 대신 내 자리에 올 새로운 직원에게만 집중하고 신경을 썼다. 곧 나갈 나는 찬밥보다 못한 신세였고, 밥 한번 먹자는 말도 그는 하지 않았다. 내가 기존 부서
말하는 마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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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뭔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어요... 아마도... 마네킹으로요." 마네킹 공장에 취직한 조나단은 일주일째 마네킹 하나와 씨름하고 있었다. 하루에 서너 개씩 만들어야 했는데 말이다. "우린 예술이 아니라 생산량이 필요하다고!" 상사가 버럭 화를 냈다. "품질은요? 스타일과 우아함은요? 그건 시간이 걸린다고요!" 조나단은 항의했다. 그리고 바로 잘
프랑스식 서비스의 전말: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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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럽 정통 파인 다이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풍경은 고요하고 품격 있는 정적이다. 흰 장갑을 낀 웨이터가 시차를 두고 정교하게 차려진 접시를 하나씩 내오고, 식사자는 각 접시의 미각적 완결성을 정돈된 자세로 음미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7세기와 18세기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궁정과 귀족가를 지배했던 식탁의 풍경은 이와 완벽하게 대척점에 서
"니들도 한번 살아봐"
나에게는 아흔여덟 되신 아버지가 계신다.병원 진료에 동행하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조금 더 가까워졌고, 아버지를 더 알게 되었다. 진료를 마치면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눈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들어드릴 때가 많다. 사실 아버지와 나는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결혼하고 내 생활이 바쁘다 보니 늘 얼마간의 거리가 있었다
내가 모르는 나의 공연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마주하며 살아왔지만,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사람을 만난다. 요즘 들어 자주 생각하는 말이 있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방식의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것을 여전히 실수라고 불러야 할까. 올해 중순쯤, 한 팬에게 제보를 받았다. “지후트리님, 이 공연 참여하시는 건가요?” 무슨 소리인가 싶어 확인해 봤더니
아이 신발 팝니다,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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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바라본다. 오후 7시 35분이다. 하원하고 온 두 딸과 놀이터에서 놀아주고, 집에 와서 옷 갈아입고, 저녁 먹이고 씻기고 한숨 돌리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다. 둘이서 같이 놀면 조금은 쉴 수 있으련만, 아직은 둘째가 어려서 쉽지는 않다. 서로 원하는 바가 다르다 보니 첫째와는 보드게임을 하며 놀아주고, 그사이 내 품을 파고들어 와 판을 깨는 둘
하늘엔 번개, 땅엔 객기.
연재중
혼자 견뎌야 할 우주는 아직. 앞에서 매우 다정하게 걷는 커플을 보더니, 아내가 팔로 하트를 만들어 보인다. 혼자 걷는 사람도 꽤 되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걷고 있었다. 연인, 부부, 부자, 모자, 가족, 3대 가족, 친구... 그리고 산티아고에 가까워지면 수학여행처럼 학교 단위로 걷는 스페인 학생들도 볼 수 있다. 혼자 걸어도
인도에서 왕처럼 사는 법
연재중
우리는 벵갈루루에 따로 집이 없다. 그래서 올 때마다 시아버님이 혼자 지내시는 아파트에 잠시 신세를 지는데, 바로 옆 동에는 남편의 형님 부부가 산다. 형님네가 이 아파트로 이사 온 것도 친구들의 추천 덕분이었다. 친구 그룹의 절반쯤이 이 단지에 모여 산다. 그러니까 이곳은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을 부르는 곳이다. 저녁 산바카라길에는 형님네 친구와 마주치고,
수선화처럼 피어나기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 경칩이 왔다. 경칩의 한자를 보면 놀랄 경(驚)과 동면할 칩(蟄)이다. 봄기운을 느끼는 절기지만 멀리 가지 않은 추위는 옷깃을 여미게 한다. 해마다 경칩 즈음 수업 시작할 때 하는 말이 있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경칩에 봄인가 해서 잠에서 깨어 밖에 나왔다가 너무 추워 깜짝 놀라서 다시 들어가는 때라고. 따뜻해져서 경
가을과 겨울을 잇는 옷, 드라이빙 카디건
계절이 바뀌면 옷장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코트를 입자니 유난스러워 보이고, 니트 한 장으로 나서자니 찬 바람이 신경 쓰입니다. 분명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는, 매년 반복되는 미스터리한 순간입니다. 이럴 때 가장 믿음직한 아이템은 카디건입니다. 가을에는 아우터로, 겨울에는 코트 안에 입는 이너로 활약합니다. 하나의 옷으로 두 계절을 함께하
저 선수는 왜 아직 팀에 있을까?
NBA를 보다 보면 가끔 이해가 안 되는 선수가 한 명씩 눈에 들어옵니다. 벤치 끝에 앉아 있다가 승부가 결정된 뒤에야 코트에 나오고, 나이는 전성기를 훌쩍 넘겼고, 기록을 찾아보면 출전 시간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구단은 해마다 그 선수와 다시 계약합니다. 마이애미 히트의 유도니스 하슬렘이 그런 선수였습니다. 언드래프티 출신으로 최고의 동료들 옆
요리하는 남자
연재중
개인택시 사장님은 아침 8시경 집에서 나간다. 그리고 1시 전후로 집에 들어와 점심을 먹고는 TV를 보며 꼬박꼬박 졸다가 보통은 낮잠을 잔다. 4~5시경에 다시 나가서 밤 12시까지 운행을 한다. 저녁은 밖에서 먹지 않고 떡과 바나나, 커피를 싸가지고 가서 차 안에서 먹는다. 보통 하루에 13시간정도 일한다. 휴일은 일주일에 2번, 월요일과 목요일이다.
교수님, 대학원생이 되고싶어요
연재중
나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다니고 있다. 자세한 학과명은 밝히지 않겠지만... 위 성적 요약 표에서 보이듯이, 내 학점은 처참한 수준이다. 심지어 나는 10개 학기를 다니고 있다!(건축학과도 아니고 수의학과도 아니고 의예과도 아니다.) 학점이 낮은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일반고 출신으로써 1학년부터 대학 공부가 어려웠다. 둘째로 이 어려움을 도
36. 비 내리는 새벽, 길은 나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연재중
오전 10시쯤, 항공 운송을 위해 자전거점에 들렀다. 핀란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호텔 주변에만 자전거 전문점이 두 곳이나 있었다. 처음 찾아간 곳에는 손님도 많고 직원도 두 명이나 있었지만, 너무 바쁜 탓인지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세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결국 호텔 근처의 다른 자전거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여사
그냥 하라는 말이 싫었다
연재중
그냥 하라는 말이 싫었다. 나이키의 Just Do It, 소개팅 남자의 한마디, 러닝을 통해 달라진 생각 Just Do It. 그냥 해.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슬로건이다. 단 세 단어로 이루어진 이 문장은 수많은 사람에게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 말이 참 싫었다. 그냥 하라니. 누군 하고 싶어서 안 하나? 하고 싶은
떫은맛도 달콤해지더라
연재중
햇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올해는 '보늬밤'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주인공이 밤을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설탕에 조려 유리병에 담아두던 장면을 떠올렸다. 올해는 나도 그 기나긴 노동을 기꺼이 견뎌 겨울 내내 두고두고 꺼내 먹어보리라. 그리고 내 아이들의 입 속에 하나씩 쏙쏙 넣어주리라, 야심 찬 기대감을 품고
차는 샀는데, 운전을 못합니다.
연재중
시차 적응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일단 현지 정착이 시급했기에 도착 다음 날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가 없으면 발이 완전히 묶이는 동네인 만큼, 한국에서부터 미리 중고차를 예약해 두었다. 판매자는 노스캐롤라이나(NC)에 연수를 오셨다가 귀국하는 분이었다. 내 입국일은 19일, 그분의 귀국일은 21일. 이틀 상간이라 차를 넘겨받을 수 있는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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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처럼 슴슴한 우리들의 진짜 연애 이야기.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맵고, 씁쓸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사랑의 추억들. 각각 독립된 이야기들은 퍼즐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이 바카라을 덮을 때쯤, 당신에게도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쯤 있기를 바랍니다. 그때 그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듣고 있었을까.
혼잡한 내면으로 너무나 쉽게 헝클어지는 우리는, 지금 단지 청춘을 건너고 있기 때문일까.

열여섯의 계순은 스물아홉의 아저씨를 만나 열일곱에 엄마가 된다. 네 명의 자녀를 낳아 가정을 꾸렸다. 어린 엄마와, 그 자녀들의 엄마가 되고 싶었던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계순의 삶 속에 어느새 폭력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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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있다. 누구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다. 넘다가 죽을 수도 있는 선이다. 넘지 않아도 죽었다. 이쪽에는 죽음이 있었고, 선 너머에는 삶이 있다. 우리는 그 말 하나를 믿고 선을 넘었다. 선 너머에서 우리를 맞은 것은 삶이 아니었다. 값이었다. 넘어온 몸에는 값이 붙었다. 우리가 매기지도, 원하지도 않은 그 값은 우리 것이 아니었다. 살자고 넘은 선이 죽기보다 못한 삶을 주었다. 인간답게 살려면 또 다른 선을 넘어야 했다. 그 선은 더 멀고 더 무서운, 살아서 닿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선이다. 그래도 넘어야만 했다. 몇이 그 선을 넘었고 몇이 남았는지는 아무도 세지 않았다. 이제부터 세어 보겠다.


캘리그래피와 에세이시로 그리는 일상적인 삶의 고백입니다. 붓끝에서 피어난 글씨의 곡선과 여백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따뜻한 글씨와 한편의 시로 이 공간에 머물다 가세요. 시의 조용함과 시각 예술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연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주 월요일(가족 에세이시) 수요일, 금요일(일반에세이시), 당신의 마음에 먹향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아날로그 감성 한 스푼을 더해줄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ditor
pick
퇴사 과정에서 발견한 속마음들을 나열해보았습니다. 비슷한 과정에 계신 분들에게 공감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도 여전히 과정 중에 있어요.
1
누구에게나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절이 있다. 《반항시대》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가정의 변화, 학교 폭력을 겪으며 평범했던 소년이 반항과 방황의 길로 들어서게 된 시간을 사실에 바탕해 풀어낸 자전적 소설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이어진 질풍노도의 시간에는 상처와 분노, 외로움과 비행이 뒤섞여 있었다. 저자는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부끄러운 기억을 다시 꺼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한다. 그 시절을 미화하지도 변명하지도 않는다. 한때 길을 잃었던 소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신의 지나온 청춘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서툴고 아팠던 시절이 있었기에, 《반항시대》는 한 사람의 과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청춘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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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아침, 남편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장례를 치른 뒤 도착한 통지서에는 남편의 이름과 함께 '상실'이라는 두 글자가 찍혀 있었다. 혼자 산을 오르고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다니던 여자는, 이제 오후 네 시만 되면 거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불을 환하게 켜고 텔레비전 소리를 높이고, 마당의 고양이까지 집 안으로 들인다. 술기운에 잠들었다 눈을 뜨면 겨우 십 분이 지나 있다. 남편의 죽음을 여자 팔자 탓으로 돌리는 말들이 집 안까지 들어온다. 여자는 그 말들과 함께 밤을 견딘다. 평생 무서운 게 없던 여자가 가장 무서웠던 여섯 달을 지나온 이야기.
붓끝에서 피어난 글씨의 곡선과 여백 속에서,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머물다 가세요. 시의 조용함과 시각 예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가족 이야기를, *수요일과 금요일은 일상 생활에세이시로 엮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일상적인 에세이시와 먹향처럼 은은하기 퍼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여러분께 전합니다.
버스도 들어오지 않던 산골 마을, 설이의 등에는 늘 동생이 업혀 있었습니다. 엄마의 호통을 피해 설이가 숨어드는 곳은 큰집 사랑방. 집에서는 아무도 불러 주지 않는 그 이름을, 서울 사는 큰집 오빠만은 "설이야" 하고 불러 줍니다. 오빠가 두고 간 바카라 속에서 설이는 처음으로 다른 세상을 만납니다. 그런데 자두가 익어 가던 어느 여름, 그 오빠가 이상해져서 돌아옵니다. 그날 이후 어린 설이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여름의 미월동도 겉으로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골목을 뛰어다니고, 평상에서는 웃음이 이어지고, 열린 창문 사이로 라디오와 매미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평상에서 끊긴 대화가 있고, 닫힌 문 안에서 낮아지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알지 못한 채 어른들의 마음을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합니다. 《미월동 다락방 - 여름의 소리》는 그렇게 조금 더 뜨겁고, 조금 더 시끄럽고, 조금 더 복잡해진 미월동의 두 번째 계절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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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어둠 속에서 살아온 나누리에게 한레미는 처음으로 찾아온 빛이었다. 자신을 걱정하고, 손을 내밀어 준 유일한 사람. 누리는 레미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가고, 누구를 사랑하는지. 레미의 하루에 자신이 없는 순간을 견딜 수 없었다. 레미가 웃으면 행복했고, 다른 사람에게 웃으면 분노했다. 사랑하니까. 사랑해서 그랬을 뿐인데. 어째서 선배는 자신을 두려워하는 걸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의 일상을 잠식하고, 마침내 삶 전체를 소유하려는 한 여자의 심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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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서 10년이 넘도록 동해바다를 끼고 오르내리던 7번국도와 주변 국도 이야기를 써 보겠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출 때마다, 다른 삶이 시작된다. 면접을 위해 오래된 별관을 찾은 연우는 낡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상한 문구를 마주한다. **“당신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그리고 문이 열릴 때마다 그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노인,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기사, 아이를 기다리는 사람, 그리고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새, 고양이처럼 자신이 한 번도 되어 보지 못했던 존재들. 그들의 하루를 살아낸 뒤에도 연우에게 남는 것은 있다. 손끝의 감촉. 몸에 밴 냄새. 발밑의 진동. 누군가를 기다리던 마음. 층수가 내려갈수록 연우는 다른 생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무엇으로 살아왔는지를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마지막 문이 다시 열리는 순간, 연우는 처음과 같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온 삶은 정말 우리 것일까. 그리고 아직 가 보지 않은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1976년으로의 시간여행 시즌1, 2,3의 후속작입니다. 진혜와 광팔과 함께하는 본격적인 시간여행입니다. 1980년대 초의 연예게와 정치 스포츠가 벌어지는 사건에서 정훈과 친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에는 모두에게 맞는하나의 길이 없다. 남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나는 없고, 남의 박수 소리만 남는다. 늦어도 괜찮다. 서툴러도 괜찮다. 그 길이 나의 것이라면 비교는 잠시 빌려온 잣대일 뿐 내 삶을 재는 자는 결국 나여야 한다. 자존감이란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길에서 나를 버리지 않는 마음이다. 박수는 남이 쳐줄 수 있지만 걸음은오직 나만이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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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한 살 차이의 동아리 선후배가 나누는 풋풋하고 담백한 로맨스입니다. 잃어버릴까 두려워 숨겨야 했던 짝사랑의 떨림부터, 마침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밤길을 걸어가던 순간까지. 진부하고 뻔한 클리셰로 가득하지만, 서툴고 순수했기에 더없이 빛났던 그 시절을 고스란히 남기고 싶었습니다. 제 인생에 이러한 풋풋한 로맨스는 더 이상 없을 것 같아 경험해 본 것과 마음에 품고 있던 로망을 담아서 씁니다. 이 가을, 지나온 그 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울림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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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도전하기 위해 과감히 독서 모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회사에서 폭넓게 일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다고 생각했는데, 모임을 통해 스스로 쌓아 놓은 높은 장벽들을 보게 됩니다.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진정한 관계에 대해 돌아봅니다. 지식을 쌓고 글 솜씨가 나아지는 기쁨보다, 사람들을 알아가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행복해집니다. 가식과 겉치레를 벗고 진정한 마음으로 대할 때, 삶의 가치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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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보호하도록 설계된 로봇이 잠재적 위험인물을 제거하는 명령을 수행하던 중, 자신이 지키고 있는 것이 인간이 아니라 완벽한 통제시스템(오라클)임를 깨닫고 반란을 시작한다. ‘판결받지 않은 죄‘는 한 로봇의 의심이 거대한 인공지능 통합정부체제에 대한 반란으로 번져가는 과정을 그린 5부작 SF 장편소설이다. 통제의 균열, 로봇의 각성, 인간과 AI의 충돌, 진실의 폭로, 그리고 마지막 선택까지 이야기가 확장된다. 독자는 끝내 한 가지 질문 앞에 서게 될 것이다. “아직 저지르지 않은 죄를 우리는 심판할 수 있는가?”
마음에는 수많은 이름이 있다. 자존감, 자부심, 자신감, 열등감, 불안, 질투, 외로움, 용기. '마인드'는 우리가 매일 느끼지만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마음의 여러 얼굴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바카라이다.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왜 흔들리며, 어떻게 삶의 태도가 되는지를 쉽고 따뜻하게 풀어낸다. 내 마음의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 나를 이해하는 일이 시작된다.
『밤의 라이브러리 2』 세계의 도서관 편입니다. 햇님이 집에 가면 장난감들은 깨어난다. 그리고 밤의 라이브러리에는 세상 곳곳의 도서관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오래된 수도원의 서가, 도시의 공공도서관, 아이들의 도서관,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바카라들. 포포와 치크, 루루와 토비, 보보와 삐오, 그리고 작가 할머니와 아이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그 공간을 바라보며 도서관이 품고 있는 시간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만난다. 나는 그들이 품은 질문들을 받아 적는다. 아이가 잠든 뒤에야 시작되는 조용한 여행들. 그리고 밤마다 흐르는 한 곡의 음악은 그 도서관과 가장 아름답게 어울리는 풍경이 되어, 그곳의 공기와 시간을 조용히 비추어 준다. 장난감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도서관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생각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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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기록일까, 아니면 반복되는 인간의 선택일까.2050년,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이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은 시대.국제 역사탐사기구 HLP는 오래된 유물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 과거의 진실을 추적한다.고대 아나톨리아의 상인들, 몽골과 호라즘의 정복 전쟁, 페르시아 제국의 권력 투쟁, 그리고 역사에 괴물로 기록된 한 인간의 삶까지.실제 역사적 기록과 고증을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더한 장편소설 《신의 로그》.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이 지키려 했던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잃었을까.현재 150화까지 집필한 이야기를 첫 화부터 차례로 연재합니다.역사의 기록 너머, 그 시대를 살아간 인간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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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함으로서 느끼게 되는 수많은 생각의 파편들을 글로 풀어내며, 여백의 시간에 나의 세계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으로, 또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 내 마음의 변화도 보는. 지나고 보면 어떤 사물이던 그 때 그 마음은 존재치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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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네루다는 19살에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를 썼다. 그 이후로, 그 스무 편 과 그 한 편을 뛰어 넘는 아름다운 시들을 계속 발표했다. 네루다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아마도 이십 만 편 이상의 사랑의 시를 썼겠지. 헌데 절망의 노래는 여전히 한 편이었을까? 47년째 시적인 것을 습작해오고 있다. 수십, 수백 편의 절망의 노래를 썼다. 그러나 오직 단 한 편의 사랑의 시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다. 내가 19살의 네루다를 만난다면 묻고 싶다. 왜 절망의 노래는 한 편 뿐이었는가. 내가 죽기전의 네루다를 만난다면 또 다시 묻고 싶다. 여전히 절망의 노래는 단 한 편 뿐인가. 스무 살 시절, 수 많았던 절망의 순간에 사랑을 처음 일깨워줬던 너와 너를 따르는 그 모든 너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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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아빠 무스부산소방'나는 소방서로 출근합니다' 의 저자, 대한민국의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고 집에선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유치원 교사인 아내의 남편으로, 연로한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민선미
민들레 홀씨처럼 세상의 만물을 보고, 듣고, 내 언어로 사유하여 나눕니다. 난임을 겪는 부부에게 위로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으면 꼭 성공할 수 있다고 희망을 전합니다
- 어쩌다애넷맘
열세 살 아들 서준이를 떠나보낸 뒤, 글이 나의 기도가 되었습니다. 내가 지나온 슬픔이 누군가의 오늘에 닿기를… 특히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작은 위로와 응원, 그리고 희망이 되길
- 글쓰는 워킹맘
읽고, 글쓰고, 알리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워킹맘입니다. 매일 충만하고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걸어갑니다.
로마 김작가로마가족로마에 삽니다. 글과 영상으로 이탈리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유튜브 “로마가족”을 운영중입니다. 기록되지 않은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 김혜민
글의 힘을 믿는 쓰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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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믹스 커피by 그리고
어느덧 싱가포르에서 일곱 번째 해를 보내고 있다. 매일 같은 계절은 시간의 흐름마저 흐리게 만들지만, 7년 전 덥고 막막했던 첫 이삿날만은 또렷이 기억난다. 여의도 증권가의 빌딩 숲을 오가며 일하던 시절, 사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살아가는 것인지 사라지는 것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한 채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업무를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의
우리 회사는 각티슈로 계급을 나눕니다by Giagraphy4부. 근데 거길 왜 나왔어? "제가 전형적인 한국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어서요. 정말 몰라서 실수할 수 있으니, 그때마다 바로 말씀해 주세요. 즉시 수정하겠습니다." 두 달의 휴식 끝에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첫날부터 내가 한 말이었다. 그날 내 자리에는 전화기가 없었다. 옆자리 동료가 요청하는 법을 알려줬는데, 제목은 이렇게 쓰면 된다고 했다. '전
- 시월의 풍경이 거기에by 현월안
형제자매들과 시간을 맞추어 고향집에 갔다. 고향집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곳이다. 그곳에는 나의 기억이 있고 부모님의 체취가 묻어있는 곳. 그 옛날 밥 짓는 냄새가 골목으로 흘러나오고, 마당 한쪽에서는 엄마가 나물을 다듬고, 해가 기울면 식구들이 엄마품으로 돌아오던 곳이다. 이제는 부모님이 모두 안 계신다. 그러나 고향집은
싸우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는 멀어졌을까by 오로보이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언제 한번 보자.” 반가운 마음에 답장을 보낸다. “그러게. 진짜 오랜만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약속은 잡히지 않는다. 서로 바쁘다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화가 끝난다. 예전에는 별일 없어도 만났던 사이였다.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을 먹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연락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연락할 이유가
경주 어디까지 가봤니? (2)by eduist 이길재가을 경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추천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 용담정과 도리마을이다. 아직은 이르지만 앞으로 10월 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가을단풍을 즐기려고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경주시 현곡면 구미산(龜尾山) 기슭에 위치한 용담정은 1860년 수운 최제우선생이 하늘의 절대자(한울)가 저 멀리 높은 곳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 고양이와 사는 것의 어려움by ri
나의 고양이 단무와 함께 산지도 어느덧 3년 차가 되었다. 고양이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은 어색하고 서툴던 초보 집사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우리는 서로의 얼굴만 봐도 기분이나 컨디션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를 잘 안다. 어떤 인연이든 이유 없는 만남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만나게 된 데는 단순한 인연 그 이상의 것이 있을
혼자 떠나도 되는 해외여행by 박계장해외여행을 생각하면 가 보고 싶은 곳보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의 난처함을 먼저 떠올렸다. 숙소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설명할까. 길을 물었는데 대답을 알아듣지 못하면 어쩌나.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낯선 곳에서 겪을 곤란부터 걱정했고, 자유여행은 외국어를 잘하거나 낯선 상황에서도 겁내지 않는 사람들의 몫으로만 여겼다. 지난 4월, 해외정바카라연수팀에 선정되면
- 아들의 밥벌이by 선물
사내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에 어머님은 분만실 앞 복도에서 춤을 추셨다. 평소 체통을 중히 여기시던 어머님이 남의 이목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덩실 어깨춤을 추신 것은 4대 독자 귀한 손주를 얻었기 때문이었다. 비로소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하는 중대한 숙제가 마무리되었다. 아들은 잘 먹고 잘 자는 순한 아이였다. 어찌나 잘 웃던지, 아이의 까르륵거리는
시누이와 단 둘이 삿포로 여행 -1by 맹꽁때는 지난주 월요일 아침, 여느때처럼 시누이와 둘이 연락을 하다가 삿포로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 일본을 너무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삿포로를 사랑하기에, 이미 3번이나 다녀왔음에도 그리워하는 우리였다. 더군다나 연이은 야근으로 몸이 지친 시점에 삿포로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항상 입 밖으로 흩어졌던 말들이 그날따라 색을 띄고
한때는 좋아했던 것by 아보하"꽃무늬를 참 좋아하시네요." 예전에 내가 참 자주 들었던 말이다. 여름이면 원피스를 즐겨 입었고, 봄이나 가을에는 카디건을 즐겨 입었다. 내가 입었던 옷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꽃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무쌍에 얼굴이 조금 심심하게 생겼다는 핑계로 화려한 꽃무늬 옷을 참 좋아했다. 그런데 결혼 후 옷장을 살펴보니 어느새 무늬 없는 무채색 옷들로 가득
떠날 날이 가까워질수록by 이민자의 부엌어느 날 밤, 남편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다가 날짜를 세어보더니 말했다.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 한쪽이 서늘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편이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고 했을 때 나는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다며 웃었는데, 어느새 돌아갈 날이 바로 앞에 와 있었다. 영국으로 오기 전에는 열네 날이면 제법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삼십 년 전 일본 여행by 작은집젠장, 당사자인 나에게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다. "내가 로버트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인형이야?" 소리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건만, 나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다. 이번엔 일본 여행을 다녀오라고 했다. 여행 신청서에 제멋대로 사인을 한 거다. 날더러 지금 이 상황에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다녀오라고? 매일 밤 혼자서 우는 나에게?
한 달 살기를 선택한 이유에 관하여by 이열심오늘도 어김없이 자카르타 숙소에서 눈을 떴다. 아침 8시쯤 알람도 없이 일어났다. 자연스레 침대에서 이불을 걷어내고 내려와 바닥에 요가 매트를 펼치고 '15분 모닝 요가' 영상을 틀었다. 스트레칭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다음으로 세안을 하고 얼굴에 스킨과 로션, 선크림을 콕콕 찍어 발랐다. 간단하게 글을 쓸 준비를 마친 뒤, 커피 한 잔을 들고 바카라상에 앉았
내 미국 온라인 게임은 모두 삼성역에 있었다by 예나빠"저희 왔어요!" 거의 해마다 여름이면 아이들 방학에 맞춰 한국을 찾는다. 미국에 자식들을 보내놓고 기다리시는 양가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뵙기 위해서다. 아이들을 앞세워 오랜만에 집에 들어갈 때면 반가움과 함께 늘 죄송한 마음이 든다. 모처럼 한국까지 왔는데 여름휴가 1~2주만 보내고 돌아가기에는 아쉽다. 그래서 휴가 앞뒤로 1~2주 정도 원격근무를 붙여
웃어도 되나요?by 수키아이와 함께 김성미 작가의 그림바카라 《인사》를 읽으면서 과연 누가 인사하기 눈치 게임에서 승자가 될 것인지 궁금했다. 그림바카라을 다 읽고 아이에게 둘은 왜 먼저 인사를 하지 않는 걸까 물으니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다. 서로 눈치를 보며 인사를 피하는 두 주인공의 심리는 이상해 보였지만 낯설지 않았다. 나에게도 마음을 숨겨야 할 순간들이 있었다. 좋아도 그렇게 좋
배추 한 포기by 최명숙텃밭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밭이랑 맨 뒷줄 왼쪽 자리에서 실하게 자라던 배추 한 포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가슴에 찬바람이 휭 지나갔다. 텃밭에 갈 때마다 튼실하게 자라는 걸 보고 얼마나 함함해했는데. 모르는 사람은 그깟 배추 한 포기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다.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어이없는 마음을 달래고 있을 때, 노랑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인연은 천리 밖에서도 만난다by 설읽은중국에는 예로부터 '유연천리래상회 무연대면불상봉'이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 멀리 있어도 만날 것이고, 인연이 없다면 눈앞에 두고도 마주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오세브레이로에서 다음 마을로 가던 날 대만 아주머니를 거의 열흘 만에 다시 마주치고 이 문장이 딱 스쳤다. 레온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걸음이 빨라진 데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 더
슬픔은 나눠도 반이 되지 않는다by Helen엄마의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여기저기 늘 아프다고는 하셨지만, 치명적인 병으로 오래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은 적은 없는 엄마다. 전화를 하면 같은 말을 또 하시고, 또 하신 말을 반복하셔서 엄마의 뇌가 많이 게을러졌구나 생각했을 뿐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94세인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우리 엄마는 건강한 편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말하지 않은 것들by 에티텔보르헤스가 이런 말을 했다. 남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을 보면서, 남이 나를 평가할 때는 내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정확한 문장은 아닐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 거라 기억 속에서 조금씩 모양을 바꾸었을 것이고, 때로는 변형된 문장이 지금의 나에게 더 필요한 말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장
"니들도 한번 살아봐"by 제나나에게는 아흔여덟 되신 아버지가 계신다.병원 진료에 동행하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와 조금 더 가까워졌고, 아버지를 더 알게 되었다. 진료를 마치면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나눈다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들어드릴 때가 많다. 사실 아버지와 나는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결혼하고 내 생활이 바쁘다 보니 늘 얼마간의 거리가 있었다
그걸 꼭 말로 해야 압니다.by 첼라아니 아까 나 너무 화났잖아. 다음 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회의하자고 했으면 알아서 딱 회의실 예약 해놔야 하지 않아? 어후... 기획자가 저렇게 센스가 없어서야.... 한바탕 공격적인 회의가 끝나고 나와 팀장이 말했다. 그가 지적한 것은 막내 기획자였는데 이제 입사한 지 일 년이 막 될까 말까 한 친구였다. 연차도 1년이 안된 친구라 그런지 팀장은
서운하다고 말하면 속이 좁아 보일까by 은하서운한 일이 생기면 그 마음이 서운해할 만한 일인지부터 따져본다. 상대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테고, 별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보면 조금 전까지 분명히 서운했던 마음이 어쩐지 민망해진다. 이 정도 일로 마음이 상하는 게 맞나 싶어서다. 그렇다고 서운함이 쉽게 사라지는 건 아니다. 머
미니멀라이프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by 미니멀랑이오랜만에 옷장정리를 했습니다. 제 옷장엔 4계절의 옷들이 모두 들어있는데요. 그럼에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들을 정리하는 일은 쉬지 않았던 거 같아요. 물론 여름옷들과 겨울옷들을 매번 바꾸는 일은 하지 않지만 말이에요. 이렇게 옷장 하나에 4계절 옷들이 모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미니멀라이프 덕분입니다. 그동안 많은 옷들을 비워오기도 했고요.
떡이 된 간짜장by 플랑시부모님 댁엔 일년에 딱 두 번 갔다. 차례는 안지내지만 명절 두 번은 꾸역꾸역 입석이라도 구해서 갔다. 생일은 그냥 전화와 송금으로 퉁. 두분의 나이와 한해에 일주일이 안되는 방문일정을 바탕으로 계산하니 우리가 앞으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은 대충 반년쯤 됐다. 기껏해야 400킬로미터인데도 잘 안됐다. 올해는 출근도 안하지만, 아내는 하니까. 황금연휴라고 불
휴대폰 배터리는 억울하다by 청산별곡나는 휴대폰 배터리다. 인간들은 나를 소모품이라고 부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소모되는 건 나니까. 그런데 가만히 보면 나보다 더 빨리 닳는 것들이 있다. 인간들의 기억력과 인내심이다. 전화번호는 나에게 맡겼고, 길 찾기는 내비게이션에 맡겼고, 생각은 AI에게 맡겼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른다. 참으로 자신감 하나는 충전이 필요 없다.
- 프랑스식 서비스의 전말: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던by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오늘날 유럽 정통 파인 다이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풍경은 고요하고 품격 있는 정적이다. 흰 장갑을 낀 웨이터가 시차를 두고 정교하게 차려진 접시를 하나씩 내오고, 식사자는 각 접시의 미각적 완결성을 정돈된 자세로 음미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17세기와 18세기 프랑스를 필두로 유럽 궁정과 귀족가를 지배했던 식탁의 풍경은 이와 완벽하게 대척점에 서
프랑스는 왜 그렇게 일을 안 할까?by 파리이방인"우리 바캉스 가서 뭐 할까?" 나의 물음에 남편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진정한 바캉스란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뭐라??" '어딘가로 휴가를 떠난다는 것은 어떤 장소를 새롭게 방문하거나 경험하는 것이지, 정말 아무것도 안 할 거면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을 것이지 왜 바캉스씩이나 떠나야 한다는 것일까?' 휴가에 대한 나와 남편의 다른 생각은 바캉
건물주인데 월세는 30만 원by 까꿍할머니의 바람대로 최대한 잔금을 늦춰서 건물을 양도받았다. 초겨울을 지나 봄과 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꼬박 10개월이 걸렸다. 빈집을 보니 착잡함이 밀려들었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세입자를 맞아야 하는데, 건물 인테리어는 확인할 것도 챙길 것도 많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테리어가 끝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인테리어를 하게 된 것이다.
- 10월, 집밥의 다정한 온기by Wren
어젯밤, 아들이 잠든 사이에 나는 작은 작전을 하나 수행했다.작전명은 따로 없다. 굳이 붙이자면 '야간 이적'쯤 되겠다. 아들이 요즘 관심을 갖고 있던 게임이 있다. 그 게임을 내가 먼저 키워 두었다. 그리고 어젯밤, 아들이 잠든 사이에 그 계정을 아들 휴대전화로 옮겨 놓았다. 아빠가 키운 선수를 아들 팀으로 보내는 이적 시장. 이적료는 없다. 계약 조
서울에 살면 행복할까? 시골에 살면 행복할까?by 심리학자 이선경연구결과, 서울에 살면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없는 게 거의 없습니다. 새로 생긴 맛집도 많고, 보고 싶은 공연도 있고, 퇴근 후에 갈 만한 곳도 많습니다. 사람을 만나기도 쉽고, 마음만 먹으면 매일 다른 하루를 보낼 수 있죠. 그래서 서울에 살면 조금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한적한 지역으로 내려가면 삶은 편안해질 수 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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